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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재개발은 신앙 행위"

미국에서 교회 수가 줄고 있다. 신도 수가 줄어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건물이 노후화돼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벌어지는 현상이기도 하다. 미국연합교회 산하의 데이터센터가 발표한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문을 닫는 교회가 조금씩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도 있지만 교회의 역할을 확장해 커뮤니티에 유용한 공간으로 변신하는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이런 노력은 재정적 압박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서서 교회의 사명과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는 과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교회 부동산 활용의 시작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클라렌던 장로교회는 단순히 문을 닫는 대신 교회를 지역사회를 위한 공간으로 재창조하기로 결정했다.   클라렌던 장로교회는 2020년부터 시설 노후화로 건물 유지에 심각한 문제를 겪기 시작했다. 보일러가 고장 나는 것을 시작으로 배관과 전선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2022년 어느 날 밤에 프리스쿨로 사용하는 3층에서 유리창이 낡은 창틀에서 떨어져 주차장으로 떨어지는 사고까지 일어났다. 이 교회의 앨리스 투웰 담임목사는 교회가 이제 기존의 역할에 벗어나 새로운 방향성을 재정립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판단했다.   클라렌던 침례교회는 교회 건물을 철거하고 10층짜리 건물을 세워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면서 부동산 활용도를 넓혔다. 아래층은 예배당으로 사용해 교회의 역할을 계속하면서 건물의 60%에 해당하는 위층은 중저소득층 거주 공간으로 배정했다. 여기에는 시니어용 주거공간과 함께 프로그램도 포함된다. 교회의 본질인 정체성을 지키면서 건물 노후화와 재정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다목적 해결책이었다.   일부 교회는 기존의 예배 공간을 다른 교회와 공유하거나 일부 공간을 임대하면서 재정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뉴욕의 세인트 바솔로뮤 교회는 교회 건물의 공중 권리를 7800만 달러에 매각해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했다. 공중 권리를 갖게 되면 건축 가능한 높이와 용적률을 다 사용하지 않은 건물에 추가로 건축하거나 주변에 있는 다른 부지에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교회는 권리를 팔아 재정을 튼튼히 하고 개발업자는 투자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   ▶지역사회와 관계 강화   켄터키주 루이빌의 세인트 피터 연합교회는 낡은 교회 건물을 대대적으로 보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신 교회 내 부지에 지역사회를 위한 복합 건물을 신축하기로 결정했다. 3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건물은 처음부터 의료 시설과 어린이집, 신용조합, 카페, 식당이 들어서게 설계돼 전통적인 교회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8년 만에 완공된 새로운 개념의 신축 건물은 지역 주민들에게 100개의 일자리를 마련해주면서 가난한 이웃을 돕는 교회의 사명을 구체화하는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세인트 오스틴 가톨릭교회도 지역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교회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 이 교회는 대학교 인근에 있다는 장점을 잘 활용했다. 교회는 부동산 개발 회사와 99년 간의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 학생 기숙사와 체육관 등 새로운 시설을 새로 만들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교회와 학교에 재투자했다. 재정을 확충하는 것을 넘어 교회의 사명을 실천하고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교회는 또 해당 부지의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4500만 달러에 이르는 프로젝트 비용을 민간기업과 협력을 통해 해결했다.   필라델피아의 세인트 조셉 수녀회의 경우는 수도원을 이민자와 난민의 임시 거처로 전환해 2017년 이후 50명 이상의 난민을 지원했다.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해 교회의 사명 중 하나인 이웃사랑을 실천한 수녀회는 난민 지원의 성공에 힘입어 자녀가 있는 여성을 위한 공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시내티의 세레넬리 프로젝트도 교회 건물을 이웃사랑 실천에 사용하는 사례다. 사용하지 않는 교회 건물을 출소자를 위한 신앙 기반 공동체로 바꾸어 출소자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신앙을 통한 회복을 경험하도록 해 재활과 사회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신도와 합의.비전 공유 필요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해도 교회 건물과 부지를 기존의 용도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때는 신도와 공감이 중요하다. 신도끼리도 비전을 공유해야 뜻을 모아 새로운 방향 설정에 성공할 수 있다.       매사추세츠의 벨몬트-워터타운 연합감리교회는 프로젝트 출범 단계부터 아예 외부 컨설턴트를 고용해 신도들과 함께 교회의 사명과 목표를 재정립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컨설턴트들은 신도들이 교회의 중요성과 의미를 다시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주었다. 덕분에 교회는 모든 결정을 신도들의 합의를 통해 이끌어낸 교회는 이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협력했고 최적의 활용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다. "우리의 재개발은 신앙 행위"라고 한 담임목사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클라렌던 장로교회도 유사한 과정을 통해 교회를 커뮤니티 지원 프로그램과 주거 공간으로 재구성하기로 결정했다. 교회는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인도에 의지해 진행되고 있다고 믿는다.   전문가들은 교회가 재정적 현실과 사명을 조화롭게 결합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동산 자산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지역사회의 필요를 충족시키며 신앙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유지하는 것은 교회의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 교회 부지는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라 신앙의 유산이자 지역사회의 기둥이기 때문에 이를 보존하면서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역사가 오래될수록 교회 건물이 낡은 곳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적지 않은 교회가 이를 창조적이고 사명 중심적인 접근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새로운 미래로 열어가고 있다. 교회가 지역사회의 필요에 맞춘 창의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하면서 교회 건물을 단순한 부동산 자산이 아닌 새로운 사명을 실현하는 매개물로 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교회의 본질적인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안유회 객원기자재개발 행위 교회 건물 교회 부동산 연합교회 산하

2025-01-13

연합감리교단서 지난 한해만 1800여 개 교회 탈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미국연합감리교단(이하 UMC)이 분열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성 소수자 정책 수용 여부를 두고 갈수록 탈퇴 교회가 증가하면서 교단 전체가 흔들리고 있어서다.   교단 내 분열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 한해 동안에만 무려 1800여 개 교회가 UMC로부터 탈퇴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계에서는 이번 이슈를 지난 2014년 발생했던 '제2의 미국장로교단(PCUSA) 사태'로 보고 있다. 당시 전국 최대 장로교단인 PCUSA에서도 동성결혼 수용 정책에 반발, 한인 교회를 비롯한 수많은 교회가 교단을 탈퇴하면서 논란이 됐었다.   이번 이슈는 성 소수자 정책 수용 여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교단을 탈퇴할 경우 교회 건물 재산권에 대한 법적 분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UMC 역시 PCUSA와 마찬가지로 교단이 재산권을 갖고 있다. 교회가 탈퇴를 하려면 교단의 승인, 또는 재산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UMC 산하 일부 한인교회들은 교단 정책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며 교단 탈퇴는 물론 재산권을 두고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UMC가 직면한 교단 분열 양상을 알아봤다.   지난 한해 동안 UMC 탈퇴를 결정한 교회는 총 1825개다.   지난 1년 동안 매일 약 5개의 교회가 UMC에서 탈퇴를 결정한 셈이다. 이러한 사실은 UMC가 최근 발표한 연례 콘퍼런스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성 소수자 관련 논쟁은 UMC내에서 무려 40년 넘게 이어져왔다. 하지만, 최근 특별 총회 등에서 성 소수자 수용 정책이 다시 한번 논란이 됐고 교단내 찬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며 교단 탈퇴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탈퇴 행렬은 성 소수자 정책 논란이 본격화한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됐다.   UMC에 따르면 지난 2019년 UMC에서 탈퇴를 결정한 교회는 16개에 불과했다. 이후 2020년(48개), 2021년(114개), 2022년(1825개) 등 탈퇴 교회는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4년간 무려 2003개의 교회가 UMC에서 탈퇴한 것을 알 수 있다.   주별로 보면 지난 한해 텍사스 연회(294개)에서 가장 많은 교회가 탈퇴했다. 보수 기독교의 핵심 지역인 텍사스가 바이블벨트를 기반으로 성 소수자 정책에 얼마나 강경한 입장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어 노스웨스트텍사스(145개), 노스캐롤라이나(249개), 노스 앨라배마(198개), 인디애나(134개), 센트럴 텍사스(81개), 웨스트 오하이오.사우스 조지아(각각 80개) 연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주의 경우 현재 UMC에서는 두 개의 지역 연회(캘리포니아- 퍼시픽.캘리포니아-네바다)가 있다. 통계를 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아직까지 가주에서는 탈퇴를 결정한 교회는 없다.   이밖에도 뉴욕, 오리건-아이다호, 노던 일리노이, 웨스트버지니아 등 역시 탈퇴를 결정한 교회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러한 탈퇴 행렬은 향후 UMC내 한인 교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UMC 한인 교회 한 관계자는 "UMC에는 현재 300여 한인 감리교회가 있다"며 "성 소수자 정책에 반발하는 한인 교회들도 많기 때문에 앞으로 탈퇴는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미 탈퇴를 두고 법적 싸움도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노스캐롤라이나 연회에서는 지난 한해 동안만 무려 249개의 교회가 탈퇴를 결정했다.     크리스천포스트는 비영리 법률 자문 단체 생명자유전국센터(NCLL)가 UMC로부터 탈퇴하는 교회들의 변호를 맡고 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NCLL 데이비드 깁스 변호사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UMC와 탈퇴를 두고 법적인 소송을 진행하려는 교회로부터 많은 연락이 오고 있다"며 "현재 웨스턴 노스 캐롤라이나 지역 연회, 플로리다 연회 등의 교회들이 UMC 총회와 소송을 진행중인데 우리가 이 사건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웨스턴 노스 캐롤라이나 지역 연회의 경우 지난해 11월 UMC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총 38개 교회가 원고에 이름을 올렸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총회는 지금 교회 건물 등 재산권을 빌미로 탈퇴를 어렵게 하고 있다"며 "이는 지역별로 교회가 재산권을 포기하지 않고도 탈퇴할 수 있게 했던 UMC의 관행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재 UMC 총회는 이 소송을 기각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상태다. 관련 심리는 오는 3월20일 진행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에도 UMC 소속 교회 106개가 플로리다 연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었다. 교단 탈퇴 조건이 교회들에 불리하다는 게 소송의 골자다.   UMC내 또 다른 한인 관계자는 "탈퇴뿐 아니라 법적 소송도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어서 UMC가 많이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한인 교회들도 모두가 탈퇴를 원하는 건 아니다. 그만큼 성 소수자 이슈로 교단 내 교회들이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교단 잔류를 주장하는 김규현 목사(북가주), 문정웅 목사(뉴저지), 안명훈 목사(뉴저지), 정호석 목사(뉴저지), 이용보 목사(뉴욕) 등은 최근 성명에서 "동성애자가 한인교회 목회자로 파견되거나, 동성애 커플을 결혼시키도록 압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전통적인 신앙을 반드시 지키며 교회와 사회 가운데 건강한 영성을 지키고 다시 살리는 일을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탈퇴 시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지역 연회마다 탈퇴 규정을 각기 다르게 적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남가주 지역 연회, 볼티모어-워싱턴 연회 등은 교회 건물 가치의 50%를 탈퇴를 원하는 교회에 부담하게 하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북가주-네바다 연회는 건물 가치의 20%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법적 다툼이 진행될 경우 상당히 복잡한 절차를 거치며 양측이 지난한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재산권 분쟁에 대한 주법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지역 연회별로 다른 법률적 해석이 적용된다면 향후 탈퇴뿐 아니라 진흙탕 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교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연합감리교단 탈퇴 탈퇴 교회 교단 탈퇴 교회 건물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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